[현장 이야기]떠나야만 했던 사람들: 세계 난민의 날, 그들의 이야기

2024-06-20
조회수 114
갑작스러운 상황으로 삶의 터전과 모든 것을 잃고, 누구보다 가장 도움이 필요한 난민들을 생각하기 위해 유엔에서 지정한 세계 난민의 날. 메데어는 이날을 맞이하여 특별히 레바논에 거주하는 시리아 난민, 파우지예를 만나보았습니다.


“지금 당장 이곳을 떠나세요. 짐을 챙길 시간도, 정들었던 사람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눌 시간조차 없습니다. 그리고 집을 떠나는 이 순간, 당신은 이곳에 언제 다시 돌아오게 될지 알 수도 없습니다.”

너무나도 터무니없이 무리한 요구처럼 보이는 이 상황은, 안타깝게도 오늘날 전 세계 1억 1,730만 명의 사람들이 마주한 현실입니다.

분쟁과 폭력, 박해, 거기에 최근 들어 심해진 기후 위기로 인한 자연재해 때문에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버리고 집을 떠나야 하는 사람들. 오늘은 이들에 대해 생각하고, 그들의 안녕과 삶을 지키기 위해 모두가 마음을 모으는 세계 난민의 날입니다.

 

시리아 난민, 파우지예와의 만남


세계 난민의 날-메데어


2011년 시리아 내전이 시작되면서, 수백만 명의 사람들은 집과 소중한 물건들, 또 어떤 이들은 사랑하는 가족들마저 뒤로 한 채 황급히 몸을 피해야 했습니다. 잠깐일 줄만 알았던 고된 난민 생활이 13년째 이어지면서, 그간 열악한 환경에서 고생했던 흔적이 그들의 얼굴에 고스란히 새겨졌습니다. 한때 희망으로 반짝였던 눈빛은 이제 삶의 무게와 피로에 짓눌려 지친 기색만 띠고 있을 뿐입니다.

메데어 팀은 유엔난민기구(UNHCR)와 함께 레바논 베카계곡의 난민촌에서 난민들의 텐트집에 주소를 부여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도중에 파우지예를 만났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메데어는 난민들의 위치와 필요를 더 많은 인도주의 단체들과 공유하며 이들을 효과적으로 도울 수 있습니다.



이제 9개월이 된 아들 모하마드를 안은 채, 파우지예는 분쟁이 시작되고 집을 떠나던 그때를 회상했습니다.

“집을 떠나는 것은 정말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피할 수 없는 일이었어요. 피난길에서 미래에 대한 걱정은 사치와도 같았어요. 지금 당장의 생존만이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전부였지요. 아무런 계획을 세울 수도 없이, 매 순간의 결정이 그저 옳은 것이기를 바랄 뿐이었습니다. 깜깜한 밤, 어둠 속에서 도망치며 죽음의 고비를 넘길 때마다, 우리가 살아서 이곳에 도착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어요. 음식 없이 며칠이 지나가기도 했죠.”


하지만 가까스로 도착한 이곳에서도 새로운 문제들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살고자 도착한 이곳에서 저는 완전한 이방인이었어요. 갈 곳은 없고, 삶은 불확실하고 가혹하기만 했습니다. 레바논의 상황도 계속해서 안 좋아지고 있어요. 우리는 이곳에서 일자리를 찾을 수도 없고, 끼니 양을 점점 줄여야 하며, 필요한 약은 너무 비싸고 구하기도 힘들어요. 그저 하루를 보내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하는 이 삶을, 제 아들은 몰랐으면 해요. 모하마드에게는 더 나은 삶을 주고 싶어요.”



레바논에 온 지 1년 만에 가장 친한 친구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가 제일 힘들었다는 파우지예는 말합니다. “작은 일상의 소소한 행복들이 가장 그리워요. 아침에 아늑한 침대에서 깨어나는 것, 친척들이 아침 식사를 하러 집에 놀러 오는 것, 가장 친한 친구와 동네를 산책하는 일 같은 작은 순간들 말이에요.”

오늘 세계 난민의 날을 맞아 메데어는 파우지예를 비롯한 전 세계 수많은 난민들을 기리고 싶습니다. 특별히 최근의 중동 지방에서 일어나는 분쟁으로 파우지예가 살고있는 레바논과 인근 국가 난민들의 삶의 무게는 한층 더 무거워졌지만, 그들의 눈빛에는 아직 희망이 남아있습니다. 지금의 고난과 역경의 시간이 언젠가는 지나가고, 그들에게도 다시 집이라고 부를 수 있는 곳이 생길 것이라는 믿음이 현실이 될 때까지, 메데어와 함께 난민들의 곁을 지켜주세요.



글. 이정은


[문의]: 메데어 코리아 korea@medai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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