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이야기]레바논 | 익숙한 복도, 살마의 이야기

2026-04-23
조회수 129
메데어는 레바논 전역의 이주 가족들을 돕기 위해 이동식 의료 서비스와 위생 인식 교육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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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당장 들고 나갈 수 있는 짐만 챙겨서 도망쳐 나왔어요. 하지만 적어도 아이들이 잘 아는 곳에 함께 있을 수 있어 다행입니다. 물론 불편하긴 하지만, 이곳은 아이들이 공포를 조금이라도 덜 느낄 수 있는 장소니까요." 살마가 말합니다. 


레바논 베카 밸리(Bekaa Valley) – 레바논 내 교전이 격화된 지 2주 만에 베이루트, 베카 밸리, 그리고 남부 전역에 걸친 강렬한 공습으로 100만 명이 넘는 남녀노소 주민들이 강제 대피령에 따라 공포에 떨며 집을 떠나야 했습니다. 여섯 아이의 어머니인 살마 역시 아이들이 안전하게 머물 곳을 찾아 북부 베카에서 피난길에 올랐습니다. 


"제게는 딸 넷과 아들 둘, 총 여섯 명의 아이가 있어요." 살마가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제 딸들이 바로 이 학교에 다녀요. 매일 아침 북부 베카에서 여기까지 와서 아이들을 학교 정문에 내려주곤 했죠. 그런데 우리 아이들이 공부하던 이 건물이 우리의 피난처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북부 베카 전역에 강제 대피령이 내려졌을 때, 살마는 지체할 시간이 없다는 것을 직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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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내부 실향민인 어머니 살마(39세)가 '호쉬 알 우마라(Hosh Al Oumara)' 공립 학교의 교실 안에 깔린 매트 위에 앉아 있습니다. 이 교실은 현재 거주 공간으로 개조되었습니다. 이 공립 학교는 강제 대피령 이후 베카 밸리에서 피난 온 가족들을 위한 공동 대피소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사진 촬영: 2026년 3월 13일, ©Medair/Abdul Dennaoui 


"당황스러웠지만, 준비를 해야 한다는 건 알고 있었어요." 그녀는 당시를 회상합니다. " 공습이 아직 우리 동네까지 도달하지는 않았지만, 점점 가까워지는 소리가 들렸거든요. 서둘러 아이들을 챙겼습니다. 얼마나 급하게 집을 나섰는지, 한때는 정말 제시간에 탈출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들었어요. 제 유일한 생각은 아이들이 완전히 길을 잃은 기분을 느끼지 않도록, 익숙한 곳으로 가야 한다는 것뿐이었습니다." 


그곳이 바로 딸들이 다니던 학교였습니다. 한때 책상과 공책으로 가득했던 교실은 이제 수백 명의 피난 가족이 가져온 매트리스와 가방들로 빼곡합니다. 


"공립 학교가 문을 열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아이들을 데리고 이곳으로 왔습니다." 살마가 설명합니다. "아이들에게 이 건물은 복도부터 마당, 심지어 교실 냄새까지 모두 익숙한 곳이에요. 덕분에 아이들은 낯선 곳에 버려진 기분을 느끼지 않아요. 그 작은 익숙함이 제게도 큰 위안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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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베카 밸리의 공동 대피소로 개조된 '호쉬 알 우마라' 공립 학교 복도를 한 실향민 가족이 걸어가고 있습니다. 사진 촬영: 2026년 3월 13일, ©Medair/Abdul Dennaoui


하지만 공동 대피소에서의 삶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약 400명의 사람들이 이 학교에 머물고 있어 공간이 매우 협소합니다. 살마는 하나의 교실을 다른 두 가족과 함께 나누어 쓰고 있습니다. 


"그게 가장 걱정돼요." 그녀가 말합니다. "누군가 한 명이라도 아프면 병이 순식간에 퍼질 수 있거든요. 너무 많은 사람이 좁은 공간에 모여 살다 보니 방과 화장실 등 모든 시설이 한계에 다다랐습니다. 아이들을 깨끗하게 씻기고, 놀아주며 평범한 일상을 만들어주려 노력하지만 이런 환경에서는 정말 쉽지 않은 일이죠." 


현재 레바논 전역의 학교와 같은 공립 건물들이 피난 가족들을 위한 공동 대피소로 바뀌었습니다. 이러한 공간들은 당장의 안전은 보장해 주지만, 대규모 인원을 수용하기에는 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과밀 환경은 위생 시설에 부하를 주고 아이들의 건강을 위협합니다. 따라서 대피소 내 위생 교육, 의료 지원, 필수 구호 물품 제공은 이주 가족들의 안녕을 위해 매우 시급한 과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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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메데어의 지역사회 보건 자원봉사자인 히바(Hiba)가 '호쉬 알 우마라' 학교에서 살마(39세)와 그녀의 자녀들에게 위생 인식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사진 촬영: 2026년 3월 13일, ©Medair/Abdul Dennaoui


메데어 팀은 이러한 시급한 필요를 채우기 위해 공동 대피소 안팎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날 오전에도 메데어의 보건 자원봉사자가 살마의 교실을 방문해, 좁은 공간에서 함께 생활하는 가족들을 위한 위생 교육을 실시했습니다. 


"많은 사람이 함께 지내야 하는 상황에서 정말 큰 도움이 되었어요." 살마가 말합니다. 


잠시 후, 이동식 진료소를 찾으러 나선 살마는 계단에서 메데어 팀과 마주쳤습니다. 


"혈압과 혈당 수치를 확인해야 해서 밖으로 나왔어요. 지금은 음식을 조절해서 먹기가 힘들기 때문에 건강 관리에 더 신경 써야 하거든요. 메데어 팀원들이 의사 선생님께 진료를 받을 수 있는 방으로 안내해 주었습니다. 가까운 곳에 도움을 줄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한결 마음이 놓였습니다." 


메데어는 이동식 진료소와 지역사회 홍보 활동을 통해 레바논 전역의 공동 대피소에 머무는 가족들에게 일차 의료 진료, 보건 교육, 전문 의료기관 연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서비스는 당장의 건강 문제를 해결할 뿐만 아니라, 과밀한 주거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질병 위험을 줄이는 데 기여합니다. 


"우리는 정말 몸만 빠져나왔어요." 그녀가 조용히 덧붙입니다. "하지만 적어도 아이들이 아는 곳에 함께 있을 수 있잖아요. 불편하긴 해도 아이들이 공포를 덜 느끼는 곳이니까요. 지금으로선 그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오늘, 누군가의 익숙한 복도를 지켜주세요.


*메데어의 레바논 활동은 유엔난민기구(UNHCR), 스위스 인도주의 기구(Interaction-CH), 독일 연방 외무부, 미국 국무부, 모나코 협력단, 그르노블 알프스 메트로폴, 론-지중해-코르스 수자원공사 및 개인 후원자들의 소중한 후원으로 이루어집니다. 


*본 콘텐츠는 메데어 현장 및 본부 직원들이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여기에 표현된 견해는 오직 메데어의 입장이며, 다른 협력 기관의 공식 의견과는 무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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