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이야기]양초를 만들어 나누는 우크라이나 전쟁 생존자, 69세 루드밀라

2024-06-13
조회수 67
어느 날 시작된 전쟁으로 집 앞마당에 포탄이 떨어져 집이 무너져 내린 우크라이나의 루드밀라 씨. 그랬던 그녀가 지금은 어떻게 양초를 손수 만들어 주변 이웃과 나눌 수 있게 되었을까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한 평화로운 마을. 그곳에서 메데어는 69세의 루드밀라를 만났습니다. 그녀는 남편 빅토르, 그리고 사랑으로 입양한 두 명의 아이와 함께 살고 있는데요.

“불을 밝히니 두 개가 세 개가 되고, 어둠은 사라져가고!”라는 노래처럼, 촛불 하나의 기적을 보여준 우크라이나 루드밀라씨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40년 전 체르노빌을 피해 정착한 이곳에서 만난 또 한 번의 전쟁


40년 전, 체르노빌 사고의 여파를 피해 키이우로 옮긴 루드밀라와 그녀의 가족은 새로운 환경에서 조용한 삶을 꾸려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2022년 시작된 우크라이나 침공은 또 한 번 그녀의 삶을 뒤흔들고 말았죠. 3월의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된 포격으로, 루드밀라와 11명의 일가친척은 한 평 남짓의 작은 지하실에 몸을 숨겨야 했습니다.

“포격이 시작된 그날, 포탄 소리와 함께 모두 지하실로 피하라고 외치는 조카의 목소리가 들렸어요. 저와 조카를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피신에 성공했죠. 포탄은 우리 마당에서 폭발했습니다. 가까스로 정신을 차린 후에 가장 먼저 지하실로 눈을 돌려보니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습니다. ‘아, 우리 가족이 모두 죽었구나’ 생각한 순간, 지하실에서 울음소리가 들려왔어요. 천만다행으로 아무도 크게 다치지 않고 전부 무사했어요.”



폭발로 인해 뇌진탕이 온 루드밀라는 하루 종일 아무 소리도 들을 수 없었습니다. “하루 종일 귀가 울리고 아무것도 집중할 수 없었어요.” 집 또한 엉망진창이 되었습니다. 포격의 흔적으로 창문은 부서지고, 지붕은 손상되었으며, 벽 두 개가 파편으로 뚫렸습니다.


어둠의 순간 찾아온 한 줄기 빛


그러나 때마침 나타난 메데어의 도움으로 루드밀라의 집은 원래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메데어에 대한 감사의 말을 다 표현할 수 없어요. 이전에 버림받은 것 같았던 생각은 메데어의 도움을 받은 이후에 사라졌어요. 메데어가 우리 집 지붕을 수리해 준 덕분에 아이들은 다시 걱정 없이 집에서 공부할 수 있게 되었고, 더 많이 웃기 시작했어요. 이제 더 이상 혼자 고군분투하는 기분이 들지 않아요.”


우크라이나 전쟁-메데어


긍정의 마음을 한 스푼 담아, 양초를 만들어 전하기 시작했어요!


메데어 직원을 방으로 데려간 루드밀라는 바닥에 놓인 꾸러미에서 뭔가를 꺼내며 말했습니다.

“메데어의 지원은 단순히 우리에게 더 나은 생활 여건을 선물한 것을 넘어서, 우리 가족이 절망을 딛고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희망의 불빛을 켜주었어요. 이 마음을 전달하고자 우리 가족 모두 함께 양초를 만들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손수 만든 이 양초를 주변 이웃들에게 나눠주며, 그들을 위로하고 긍정의 마음과 희망을 함께 전하려고 하고 있어요. 우리가 받은 친절과 따스한 마음을 다시 흘려보낼 수 있어 참 감사해요.”

 


지치고 힘들 때, 아무도 없다고 느껴질 때, 희망의 빛 한 줄기가 되어주신 여러분 덕분에 우크라이나 저편에서 촛불 하나의 기적이 시작되었습니다.

불을 밝히면, 어둠은 사라집니다!

누군가의 빛이 되어주세요.

그 빛이 두 번째, 세 번째 빛을 만나 기적이 됩니다!



글. 이정은


[문의]: 메데어 코리아 korea@medair.org



우크라이나에 희망 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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