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9일 세계 인도주의의 날을 맞아, 메데어 우크라이나 디렉터 마르코가 긴급구호 NGO에서 일하는 것에 대한 자신의 경험과 생각들을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다는데요😄
10년도 더 전에, 저는 15년간의 회사 생활을 마치고, 마침내 인도주의 분야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심을 곧 행동으로 실행한 저는 아프리카에서 1년의 자원봉사 활동을 거친 후, 타 NGO에 지원하여 첫 구호 활동지로 나서게 되었죠. 너무나 가치 있고 꿈에 그리던 일이었지만, 단체 생활과 가치관 충돌 등의 문제들로 인해 꽤나 도전적이고 쉽지 않은 시간이었습니다.
강한 이끌림, 메데어와의 첫 만남
그러던 어느 날, 제가 속했던 NGO와 함께 같은 지역에서 활동하는 메데어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마치 자석에 끌리듯이 저는 메데어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자 열심히 검색해 보았고, 제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치와 많은 부분 부합하는 이 기관에 순식간에 매료되고 말았습니다.
인도주의 분야에 발을 들이기로 마음먹었을 때와 같이 가슴 뛰는 순간이었습니다. 어느새 보니 저는 메데어가 진행하는 긴급구호 트레이닝 프로그램인 ROC에 지원하고 있었고, 훈련을 받은 후 메데어에서의 첫 활동지인 마다가스카르에 배정되었습니다. 그곳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한 저는 점점 더 영역을 확장하며 콩고민주공화국에서 프로그램 매니저와 에볼라 긴급구호 활동에도 참여했습니다.
시간이 지난 지금, 저는 메데어 우크라이나 디렉터의 자리를 맡고 있습니다. 아직도 TV 뉴스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의 충격이 생생합니다. 제가 있어야 할 곳은 바로 저곳이라는 순간의 이끌림으로 저는 단번에 우크라이나로 날아왔고, 지금도 그 마음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한 팀, 한 집, 그리고 넘쳐나는 일, 일, 일
제 직업을 가장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팀 생활입니다. 우리는 모두 한 집에 살면서, 국적과 상관없이 모든 팀원들이 하나의 목표, 즉 가장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자 하는 목표를 향해 나아갑니다. 매일매일 마주하는 변화의 환경과 과정 속에서 평범하지만 특별한 사람들을 만나기도 하고, 때로는 할 일이 너무 많이 쌓여 마음이 답답해지는 순간들도 있습니다. 매일 읽고 답해야 할 수백 통의 이메일과 메시지, 작성해야 할 보고서, 서명해야 할 서류 더미에 파묻혀 컴퓨터 앞에서 끝없는 시간을 보내기도 하며, 수많은 밤을 이동하는 기차 안에서 보내고는 합니다.
지하실에서 먹고 자는 일상
지금도 저는 우크라이나의 동부로 향하는 기차 안에서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러시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이 지역은 끊임없는 폭격으로 민간인들이 고통당하고 있으며, 메데어는 이들을 지키기 위해 2년째 이곳에서 구호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 지역에 있는 우리 팀은 폭격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밤낮으로 지하실에서 지내며, 안전이 허락하는 대로 현장에 나가 구호를 제공합니다.
저 또한 비슷한 상황을 매일 겪고 있는데요. 저녁을 먹는 중에 공습경보가 울리기라도 하면, 축축하고 먼지가 가득한 지하실로 옮겨 식사를 마저 이어가야 합니다.
지하실에서 먼지와 함께 먹는 치킨의 맛
또 어떤 날은 폭격의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호텔의 유일한 지하 공간인 회의실 바닥에서 잠을 청하고자 매트리스를 옮겨 다니기도 했죠. 정말로 용감하면서도 멋지고 유쾌한 팀이 아닐 수 없습니다😊
호텔 회의실에서 자기로 한 날, 매트리스를 옮겨보는 팀원
우리가 계속해서 이 일을 할 수 있는 이유
아침이 되면 우리는 모두 한자리에 모여 새날을 함께 맞이합니다. 오늘 하루 또 어떤 일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그저 수없이 많은 과제와 어려움들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할 뿐이죠. 그럼에도 우리가 일상에서의 작은 행복을 잃지 않고, 이 모든 것을 이겨내며 하루를 또 살아낼 수 있는 것은, 우리가 매일 하는 이 일이 지금도 고통 속에서 누군가의 도움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을 그 한 사람에게, 당신이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희망을 불어넣어 주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8월 19일, 세계 인도주의의 날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세상을 조금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땀 흘려 애쓰고 있는 인도주의 활동가들을 기리기 위해 지정한 날입니다. 이 특별한 날을 맞이하여, 점점 더 각박하고 살기 힘든 세상 속에서도 여전히 우리와 같이 선한 동기를 가지고 곳곳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있음을 기억해 주시기를, 그리고 우리와 같은 마음으로 이 일에 함께 동참해 주시는 분들이 조금씩 많아지기를 기대하면서 글을 마치겠습니다.
글. 이정은
[문의]: 메데어 코리아 korea@medair.org
세계 인도주의의 날, 마음으로 함께하기
10년도 더 전에, 저는 15년간의 회사 생활을 마치고, 마침내 인도주의 분야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심을 곧 행동으로 실행한 저는 아프리카에서 1년의 자원봉사 활동을 거친 후, 타 NGO에 지원하여 첫 구호 활동지로 나서게 되었죠. 너무나 가치 있고 꿈에 그리던 일이었지만, 단체 생활과 가치관 충돌 등의 문제들로 인해 꽤나 도전적이고 쉽지 않은 시간이었습니다.
강한 이끌림, 메데어와의 첫 만남
그러던 어느 날, 제가 속했던 NGO와 함께 같은 지역에서 활동하는 메데어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마치 자석에 끌리듯이 저는 메데어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자 열심히 검색해 보았고, 제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치와 많은 부분 부합하는 이 기관에 순식간에 매료되고 말았습니다.
인도주의 분야에 발을 들이기로 마음먹었을 때와 같이 가슴 뛰는 순간이었습니다. 어느새 보니 저는 메데어가 진행하는 긴급구호 트레이닝 프로그램인 ROC에 지원하고 있었고, 훈련을 받은 후 메데어에서의 첫 활동지인 마다가스카르에 배정되었습니다. 그곳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한 저는 점점 더 영역을 확장하며 콩고민주공화국에서 프로그램 매니저와 에볼라 긴급구호 활동에도 참여했습니다.
시간이 지난 지금, 저는 메데어 우크라이나 디렉터의 자리를 맡고 있습니다. 아직도 TV 뉴스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의 충격이 생생합니다. 제가 있어야 할 곳은 바로 저곳이라는 순간의 이끌림으로 저는 단번에 우크라이나로 날아왔고, 지금도 그 마음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한 팀, 한 집, 그리고 넘쳐나는 일, 일, 일
제 직업을 가장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팀 생활입니다. 우리는 모두 한 집에 살면서, 국적과 상관없이 모든 팀원들이 하나의 목표, 즉 가장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자 하는 목표를 향해 나아갑니다. 매일매일 마주하는 변화의 환경과 과정 속에서 평범하지만 특별한 사람들을 만나기도 하고, 때로는 할 일이 너무 많이 쌓여 마음이 답답해지는 순간들도 있습니다. 매일 읽고 답해야 할 수백 통의 이메일과 메시지, 작성해야 할 보고서, 서명해야 할 서류 더미에 파묻혀 컴퓨터 앞에서 끝없는 시간을 보내기도 하며, 수많은 밤을 이동하는 기차 안에서 보내고는 합니다.
지하실에서 먹고 자는 일상
지금도 저는 우크라이나의 동부로 향하는 기차 안에서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러시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이 지역은 끊임없는 폭격으로 민간인들이 고통당하고 있으며, 메데어는 이들을 지키기 위해 2년째 이곳에서 구호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 지역에 있는 우리 팀은 폭격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밤낮으로 지하실에서 지내며, 안전이 허락하는 대로 현장에 나가 구호를 제공합니다.
저 또한 비슷한 상황을 매일 겪고 있는데요. 저녁을 먹는 중에 공습경보가 울리기라도 하면, 축축하고 먼지가 가득한 지하실로 옮겨 식사를 마저 이어가야 합니다.
지하실에서 먼지와 함께 먹는 치킨의 맛
또 어떤 날은 폭격의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호텔의 유일한 지하 공간인 회의실 바닥에서 잠을 청하고자 매트리스를 옮겨 다니기도 했죠. 정말로 용감하면서도 멋지고 유쾌한 팀이 아닐 수 없습니다😊
호텔 회의실에서 자기로 한 날, 매트리스를 옮겨보는 팀원
우리가 계속해서 이 일을 할 수 있는 이유
아침이 되면 우리는 모두 한자리에 모여 새날을 함께 맞이합니다. 오늘 하루 또 어떤 일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그저 수없이 많은 과제와 어려움들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할 뿐이죠. 그럼에도 우리가 일상에서의 작은 행복을 잃지 않고, 이 모든 것을 이겨내며 하루를 또 살아낼 수 있는 것은, 우리가 매일 하는 이 일이 지금도 고통 속에서 누군가의 도움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을 그 한 사람에게, 당신이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희망을 불어넣어 주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8월 19일, 세계 인도주의의 날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세상을 조금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땀 흘려 애쓰고 있는 인도주의 활동가들을 기리기 위해 지정한 날입니다. 이 특별한 날을 맞이하여, 점점 더 각박하고 살기 힘든 세상 속에서도 여전히 우리와 같이 선한 동기를 가지고 곳곳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있음을 기억해 주시기를, 그리고 우리와 같은 마음으로 이 일에 함께 동참해 주시는 분들이 조금씩 많아지기를 기대하면서 글을 마치겠습니다.
글. 이정은
[문의]: 메데어 코리아 korea@medair.org
세계 인도주의의 날, 마음으로 함께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