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물근원기독학교의 어느 한 교실. 메데어 직원들은 어쩐 일로 이곳에서 9명의 중학생 친구들과 함께 있는 걸까요?
여러분, 가장 최근에 일어난 전쟁이나 자연재해 중 기억나는 것이 있나요?
아이들이 저마다 손을 들고 대답합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요”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전쟁이요”
“튀르키예 지진이요”
메데어 직원은 손을 들고 대답한 친구들에게 우크라이나산 초코바를 하나씩 나눠줍니다.
그럼 현재, 지구상에 강제로 집을 떠나야만 했던 난민과 실향민의 숫자는 얼마일까요?
“천만 명이요”
“삼천만?”
“오천만!”

경매를 방불케 하는 현장. 숫자는 계속 올라갑니다.
마침내 정답을 맞힌 한 친구의 외침, “일억이요!”
“네 맞아요. 오늘날 전쟁 또는 자연재해 등의 불가피한 이유로 강제로 집을 떠나야 했던 사람들은 총 1억 1,730만 명인데요. 전 세계 인구 69명 중 1명이 여기에 해당돼요.”
이 중에서 여러분과 같은 18세 미만의 아이들이 차지하는 비율은 얼마일까요?
“음..10%? 20%?”
“정답은 바로 40%예요. 그러니까 전 세계 난민들을 한 자리에 다 모아놓고 보면, 10명 중 4명은 여러분 또래이거나 더 어린 친구들이라는 거죠. 오늘은 이 난민들에 대해 한번 다 같이 생각해 봤으면 좋겠어요.”
이어서 아이들은 메데어 직원이 준비한 한 영상을 다 같이 시청합니다. 영상 속 주인공은 10년 전, IS의 공격을 피해 피난길에 올랐다가 이제는 메데어 직원이 되어 자신과 같은 처지의 사람들을 돕게 된 칼리드 씨입니다. 칼리드 씨의 생생한 고통의 경험담을 들은 아이들은 잠시 숙연한 침묵에 빠집니다.

여러분은 칼리드 씨의 삶을 상상해 볼 수 있나요?
“비록 우리가 직접 전쟁과 재난의 현장에 가볼 수는 없지만, 오늘 아주 잠깐이나마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간접적으로 체험하는 시간을 가져보려 해요. 그럼 이제, 전쟁 현장의 실제 사례로 만든 보드게임, 나인 데이즈를 함께 배워볼게요!”
전쟁 대탈출 9일, 당신은 무엇을 가져가시겠습니까?
반군의 공습을 받아 9일 안에 국경으로 탈출해야 하는 네 식구의 이야기를 다룬 나인 데이즈. 게임의 가장 첫 단계는 99초 안에 필요한 아이템을 상의하여 고르는 것입니다. 째깍째깍 초시계가 주는 긴장감 속에 아이템 고르기를 마친 아이들은 곧이어 주사위를 굴리며 본격적인 게임을 시작합니다.

“하….쓰읍…”
“안돼!!”
“이 아이템을 내는 게 낫지 않아?”
“오 살았어! 다행이다.”

떼구루루 굴러가는 주사위 소리와 게임이 진행될수록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탄성과 탄식.
아이템 카드와 주사위값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고, 네 식구 중 누군가의 목숨이 위험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아이들은 열띤 토론과 신중한 선택을 이어갑니다.

마침내 국경에 도착한 네 식구, 또는
중간중간에 메데어 긴급구호팀의 도움을 받으며 마침내 국경에 도달한 아이들. 게임을 시작할 때는 모든 조가 동일하게 네 식구로 출발했지만, 국경에 무사히 도착한 식구의 수는 조마다 다릅니다. 마지막 국경 카드를 뒤집어 큐알코드를 찍으면, 모든 경우의 수에 따라 다르게 짜여진 결말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어떤 조는 해피엔딩으로, 또 어떤 조는 허탈한 비극을 맞으며 게임의 아쉬움을 달래는 아이들에게 다시 한번 나눔 질문들을 건네봅니다.
게임에서 가장 어려웠던 결정은 무엇이었나요?
가족 구성원의 희생을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어떤 감정을 느꼈나요?
만약 내가 게임 속 난민이라면, 또는 갑자기 전쟁이 일어난다면 어떨 것 같나요?
조금 전까지 게임에 몰입했던 탓에 아이들은 이전보다 조금 더 진중하고 솔직하게 답변합니다.

어쩔 수 없이 가족 중 한 명을 포기해야 했을 때, 누구를 희생할지 고르는 게 제일 어려웠어요. 우리 가족에 대입해서 생각해 보니 더 아찔했어요.

갑자기 전쟁이 일어나 제가 난민이 된다면 그 상황이 너무 믿기지 않을 것 같아요. 아까 영상에서도 본 것처럼 가까운 친척들과 친구들과 갑자기 헤어져서 살아있는지도 모른 채 연락이 두절되는 게 제일 힘들 것 같아요.
보드게임을 넘어, 실제의 삶으로
마지막 질문을 나눈 이후, 활동을 마무리 짓기 위해 메데어 직원이 끝맺음 말을 전합니다.

“여러분, 오늘 메데어와 함께하는 보드게임 수업 어떠셨나요? 공부 대신 게임을 해서 물론 좋았던 것도 있었겠지만😄 무엇보다 오늘의 이 짧은 시간을 통해 여러분이 하나만 얻어가셨으면 좋겠어요. 바로 보드게임 속 인물들이 가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도 세상 어딘가에서 실제로 존재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인지하는 거예요. 다음에 혹시 뉴스에서라도 전쟁이나 재해 소식을 듣게 된다면, 나랑은 상관없는 일이겠거니 하며 그냥 넘기지 말고, 그곳에서도 힘겹게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음을 떠올려주세요. 그런 생각들이 계속해서 자라다 보면 여러분도 언젠가 각자만의 방법으로 그들을 도울 수 있을 거예요.”
메데어 직원의 말이 끝나자마자 점심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렸습니다. 언제 그랬냐는 듯, 아이들은 다시 신나고 활기찬 모습으로 돌아와 점심을 먹으러 떠납니다. 메데어는 그저 오늘의 시간이 이 아이들에게 세상을 더 넓게 보는 따스한 시선을 길러주기 위한 작은 발걸음이었기를 바라봅니다.
세상을 향해 눈을 뜨는 법을 알려주는 메데어의 보드게임 수업은 아래에서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보드게임 수업 신청하러 가기
글. 이정은
[문의]: 메데어 코리아 korea@medair.org
여러분, 가장 최근에 일어난 전쟁이나 자연재해 중 기억나는 것이 있나요?
아이들이 저마다 손을 들고 대답합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요”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전쟁이요”
“튀르키예 지진이요”
메데어 직원은 손을 들고 대답한 친구들에게 우크라이나산 초코바를 하나씩 나눠줍니다.
그럼 현재, 지구상에 강제로 집을 떠나야만 했던 난민과 실향민의 숫자는 얼마일까요?
“천만 명이요”
“삼천만?”
“오천만!”
경매를 방불케 하는 현장. 숫자는 계속 올라갑니다.
마침내 정답을 맞힌 한 친구의 외침, “일억이요!”
“네 맞아요. 오늘날 전쟁 또는 자연재해 등의 불가피한 이유로 강제로 집을 떠나야 했던 사람들은 총 1억 1,730만 명인데요. 전 세계 인구 69명 중 1명이 여기에 해당돼요.”
이 중에서 여러분과 같은 18세 미만의 아이들이 차지하는 비율은 얼마일까요?
“음..10%? 20%?”
“정답은 바로 40%예요. 그러니까 전 세계 난민들을 한 자리에 다 모아놓고 보면, 10명 중 4명은 여러분 또래이거나 더 어린 친구들이라는 거죠. 오늘은 이 난민들에 대해 한번 다 같이 생각해 봤으면 좋겠어요.”
이어서 아이들은 메데어 직원이 준비한 한 영상을 다 같이 시청합니다. 영상 속 주인공은 10년 전, IS의 공격을 피해 피난길에 올랐다가 이제는 메데어 직원이 되어 자신과 같은 처지의 사람들을 돕게 된 칼리드 씨입니다. 칼리드 씨의 생생한 고통의 경험담을 들은 아이들은 잠시 숙연한 침묵에 빠집니다.
여러분은 칼리드 씨의 삶을 상상해 볼 수 있나요?
“비록 우리가 직접 전쟁과 재난의 현장에 가볼 수는 없지만, 오늘 아주 잠깐이나마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간접적으로 체험하는 시간을 가져보려 해요. 그럼 이제, 전쟁 현장의 실제 사례로 만든 보드게임, 나인 데이즈를 함께 배워볼게요!”
전쟁 대탈출 9일, 당신은 무엇을 가져가시겠습니까?
반군의 공습을 받아 9일 안에 국경으로 탈출해야 하는 네 식구의 이야기를 다룬 나인 데이즈. 게임의 가장 첫 단계는 99초 안에 필요한 아이템을 상의하여 고르는 것입니다. 째깍째깍 초시계가 주는 긴장감 속에 아이템 고르기를 마친 아이들은 곧이어 주사위를 굴리며 본격적인 게임을 시작합니다.
“하….쓰읍…”
“안돼!!”
“이 아이템을 내는 게 낫지 않아?”
“오 살았어! 다행이다.”
떼구루루 굴러가는 주사위 소리와 게임이 진행될수록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탄성과 탄식.
아이템 카드와 주사위값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고, 네 식구 중 누군가의 목숨이 위험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아이들은 열띤 토론과 신중한 선택을 이어갑니다.
마침내 국경에 도착한 네 식구, 또는
중간중간에 메데어 긴급구호팀의 도움을 받으며 마침내 국경에 도달한 아이들. 게임을 시작할 때는 모든 조가 동일하게 네 식구로 출발했지만, 국경에 무사히 도착한 식구의 수는 조마다 다릅니다. 마지막 국경 카드를 뒤집어 큐알코드를 찍으면, 모든 경우의 수에 따라 다르게 짜여진 결말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어떤 조는 해피엔딩으로, 또 어떤 조는 허탈한 비극을 맞으며 게임의 아쉬움을 달래는 아이들에게 다시 한번 나눔 질문들을 건네봅니다.
게임에서 가장 어려웠던 결정은 무엇이었나요?
가족 구성원의 희생을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어떤 감정을 느꼈나요?
만약 내가 게임 속 난민이라면, 또는 갑자기 전쟁이 일어난다면 어떨 것 같나요?
조금 전까지 게임에 몰입했던 탓에 아이들은 이전보다 조금 더 진중하고 솔직하게 답변합니다.
보드게임을 넘어, 실제의 삶으로
마지막 질문을 나눈 이후, 활동을 마무리 짓기 위해 메데어 직원이 끝맺음 말을 전합니다.
“여러분, 오늘 메데어와 함께하는 보드게임 수업 어떠셨나요? 공부 대신 게임을 해서 물론 좋았던 것도 있었겠지만😄 무엇보다 오늘의 이 짧은 시간을 통해 여러분이 하나만 얻어가셨으면 좋겠어요. 바로 보드게임 속 인물들이 가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도 세상 어딘가에서 실제로 존재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인지하는 거예요. 다음에 혹시 뉴스에서라도 전쟁이나 재해 소식을 듣게 된다면, 나랑은 상관없는 일이겠거니 하며 그냥 넘기지 말고, 그곳에서도 힘겹게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음을 떠올려주세요. 그런 생각들이 계속해서 자라다 보면 여러분도 언젠가 각자만의 방법으로 그들을 도울 수 있을 거예요.”
메데어 직원의 말이 끝나자마자 점심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렸습니다. 언제 그랬냐는 듯, 아이들은 다시 신나고 활기찬 모습으로 돌아와 점심을 먹으러 떠납니다. 메데어는 그저 오늘의 시간이 이 아이들에게 세상을 더 넓게 보는 따스한 시선을 길러주기 위한 작은 발걸음이었기를 바라봅니다.
세상을 향해 눈을 뜨는 법을 알려주는 메데어의 보드게임 수업은 아래에서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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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정은
[문의]: 메데어 코리아 korea@medair.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