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이야기]미술과 긴급구호의 예술적 만남 – 메데어 X 아톨루션 프로젝트

2024-11-27
조회수 142
긴급구호 NGO 메데어와 예술 전문 치료 단체인 아톨루션이 함께, 전 세계 재난과 분쟁의 현장에서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하고 회복하는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메데어 아톨루션

"저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벽화를 그려봤어요. 제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훨씬 즐겁고 기분 좋은 일이었죠. 홍수 때 일들을 떠올리면서 그림을 그리다 보니 그 장면들을 마음속에서 하나씩 정리할 수 있었어요. 트라우마는 서서히 사라지겠죠. 이 그림은 놀라운 힘이 있어요. 벽화를 보고 있으면 홍수에 휩쓸려간 건물들처럼 안 좋은 기억들도 떠오르지만, 반대로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는 기쁨도 생겨나요. 신이 우리에게 회복을 선물하신 거 같아요. 이 벽화는 우리에게 희망이에요.”

-마르타, 공동체 벽화 그리기에 참여한 홍수 생존자


메데어가 재난과 분쟁의 긴급구호 현장에서 깨끗한 물과 주거지, 의료 서비스만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그것은 바로 한순간에 사랑하는 이들과 삶의 터전을 잃고 엄청난 트라우마와 정신적 고통을 겪은 사람들의 마음을 돌보는 일입니다.


상실감과 좌절, 분노와 불안, 우울과 무력감을 제대로 표출하지 못한 채 그저 눈앞의 현실을 살아내기에 급급한 이들에게, 메데어는 정신건강 및 심리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고 감정을 조절하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그리고 이 노력은 예술로 사람들을 치유하는 단체인 아톨루션(Artolution)을 만나 더욱 박차를 가했지요.


메데어 아톨루션


2023년 9월 파트너십을 맺은 메데어와 아톨루션은 레바논, 우크라이나, 남수단, 케냐의 구호 현장에서 아픔과 상처를 지닌 사람들에게 다가갔습니다.


메데어 아톨루션

전쟁의 아픔을 잠시 잊고, 그림에 몰두하는 우크라이나 아이들


홍수가 휩쓴 자리를 채워준 벽화


그 대표적인 예로 가장 최근에 있었던 케냐 나이로비 빈민촌에서의 공동체 벽화 그리기 프로젝트를 들 수 있는데요.

3월부터 시작된 우기에 지속적인 폭우가 더해져 기록적인 피해로 이어진 이번 홍수는, 300명의 사망자와 30만 명의 피해자를 낳았습니다. 케냐 정부에서는 각급 학교의 개학을 무기한 연기하고, 5월 10일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하여 희생자들을 애도하기도 했지요.


메데어 아톨루션


메데어는 피해가 가장 심각한 지역 중 하나였던 나이로비에서, 가장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현금 지원과 심리적 응급처치를 제공하고, 아톨루션과의 협력을 통해 공동체 벽화 그리기를 진행했습니다.


시작부터 끝까지, 모두가 참여하고 주인공이 되는


메데어 아톨루션


나이로비의 빈민가 마을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공동체 벽화 그리기는 먼저 지역 주민들을 초청하여 그들의 상처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은 벽화의 첫 디자인 단계부터 참여하며, 스스로 감정을 표현하고, 이 아픔과 트라우마에서 함께 벗어나고자 마음을 모았죠.


메데어 아톨루션

"우리는 예술을 통해 사람들의 삶을 바꾸고 있어요. 이 프로젝트는 참가자들을 하나로 묶어주고, 트라우마에서 잠시 벗어나 쉬어가는 안식처이며, 다음 재난에 대비하는 아이디어를 나누는 장이 되기도 했습니다. 사람들은 홍수가 가져온 아픔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했고, 벽화를 그리는 동안에는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몰입했어요. 그리고 완성된 벽화를 보며 다시 한번 서로 감정을 나누고 위로를 얻게 되죠.”

-아모스, 아톨루션 직원


벽화가 완성되고 공식적으로 개시한 날, 마을 사람들은 벽화 앞에 모여 춤을 추고 환호하며, 모두가 함께 만들어 낸 이 작품에 큰 자부심과 행복을 느꼈습니다.



메데어와 아톨루션의 연결고리


아톨루션은 현지 예술 교육가들을 양성하고 고용하여,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사회에서 다채롭고 활동적인 예술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여기에는 공동체 벽화 그리기, 재활용 소재로 악기 만들기, 공연 등의 다양한 활동이 포함되어 있죠. 특별히 청소년들과 어린아이들에게 마음속 이야기를 표현하고, 서로 긍정적인 관계를 쌓을 수 있는 대화의 장을 제공합니다.


메데어 아톨루션


재난과 분쟁의 위기 상황에서는 모든 사람에게 개별적인 전문 치료를 제공하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공동체가 함께 참여하는 아톨루션의 예술 창작 활동은 집단적 회복과 치유를 가능하게 하죠. 그리고 이렇게 함께 만들어 나간 예술 작품은 한때 아픔과 슬픔으로 가득했던 공간을 다시 치유와 희망, 가능성이 담긴 안전한 공간으로 재탄생시킵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내면을 더욱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아이들은 자신감과 자존감을 키워 나가며, 모두가 공동체 안에서 강한 소속감을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이는 결국 메데어가 추구하는 핵심 목표인 회복과 안정으로 이어지게 되죠.


메데어 아톨루션


사라지지 않을 희망의 흔적


케냐에서 홍수 긴급구호와 아톨루션과의 프로젝트를 이끌었던 메데어의 리처드는 이렇게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어 정말 기쁩니다. 예술은 훌륭한 소통의 도구이며, 우리가 추구하는 목표와 가치와도 아주 잘 부합했어요. 그리고 이 프로젝트는 지역 사회의 문제를 그 지역 사회가 자체적으로 해결하도록 방법을 제공하죠. 사람들의 마음에 담겨 있던 것들이 손에서 벽으로 옮겨져 벽화가 되고, 모두가 매일 그것을 함께 보고 공유할 수 있다는 사실이 감동적입니다. 큰 아픔과 트라우마를 겪은 지역사회가 점점 긍정적으로 변화해 가는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어 참 감사합니다.”

 

홍수의 아픔에서 이 지역 사회가 완전히 회복되기까지는 아직도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이 마음을 모아 함께 그려낸 이 벽화는 앞으로도 이곳에 희망의 상징으로 남아, 사람들에게 마을 전체가 하나 되었던 그 순간을 계속해서 기억하게 할 것입니다.



<메데어 X 아톨루션 프로젝트 영상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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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윤태규, 하연철

편집. 이정은


[문의]: 메데어 코리아 korea@medai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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