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여는 커피 한 잔의 향기 - 예멘의 '모카' 항구에서 온 깊은 이야기. 예멘의 부드러운 커피 향기 뒤에 숨겨진 깊은 눈물과 아픔을 탐구합니다. 과거 '행복한 아라비아'로 불리며 번영을 누렸던 예멘의 문화와 역사 속으로.

오늘의 이야기는 하루를 시작하는 커피 한 잔의 향기에서 시작됩니다. ‘모카커피‘라는 이름만 들어도 그윽한 향이 코끝을 자극하는 것을 느낄 수 있지 않으신가요?
이 매혹적인 커피의 발상지는 바로 아라비아반도 서남단인 예멘의 작은 항구 ‘모카’인데요. 하지만 이 고요하고 부드러운 커피 향기 뒤에는 예멘 사람들의 깊은 눈물과 아픔이 숨어 있습니다.

달콤하고 향긋한 모카커피의 발상지답게 예멘은 과거 ‘행복한 아라비아’, 아라비아 펠릭스라고 불리며 번영을 누렸던 나라였습니다. 유럽으로 향하는 향료 무역의 중심지였고, 아시아와 아프리카를 잇는 중요한 무역 경로에 위치한 이 나라는 문화와 역사가 풍부한 곳이었죠.
그러나 오늘날 예멘은 긴 내전과 경제적 파탄으로 인해 과거의 영광을 잃고 말았습니다. 유엔 인도지원조정실(OCHA)의 보고에 따르면, 현재 예멘 인구의 거의 60%, 즉 2,160만 명이 인도주의적 지원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숫자가 아닌, 각각의 삶과 이야기가 담긴 비극입니다.

지금부터 여러분과 함께 예멘의 숨겨진 이야기를 풀어내며, 한때 세계를 매료시켰던 예멘의 숨겨진 이야기와 이 땅이 겪고 있는 현실에 대해 깊이 살펴보겠습니다!
행복의 아라비아 – 예멘
예멘 공화국은 아라비아 반도 남서부에 자리 잡은 작고 역사 깊은 나라랍니다. 이곳은 인류의 가장 오래된 거주지 중 하나로 수천 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데요.

수도인 사나의 구시가지인 올드 사나(Old City of Sana’a)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습니다.

예멘의 공용어는 아랍어이며 이슬람교가 99% 이상을 차지합니다. 중동 국가 중 아랍인의 풍습과과 문화가 가장 잘 보존된 곳으로 손꼽히는 국가죠.

예멘(Yemen)의 어원은 대개 두 가지로 전해져 내려오는데요. 첫째는 축복이나 행복을 의미하는 아랍어 ‘yumn’에서 유래됐다는 설이며, 두 번째는 ‘오른쪽’을 의미하는 ‘yamin’에서 유래됐다는 설입니다.
고대 예멘은 아라비아 펠릭스(Arabia Felix), 즉 ‘행운의 아라비아’로 불렸습니다. 아시아와 아프리카, 유럽의 길목에 위치해 가장 중요한 무역지로서 막대한 부를 누렸을 뿐 아니라, 유황과 몰약으로 상당히 번창한 시절을 보냈습니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뉴욕에 이어 예멘 남부의 아덴이 세계 제2의 항구도시로 손꼽힐 만큼 풍요를 누렸는데요. 풍부한 석유 자원과 수에즈운하 개통으로 중동 교역의 요충지로서 크게 번영했었지만 식민 세력으로 인한 남북 갈등과 분단, 경제적 쇠락으로 그 영화는 저물고 말았습니다.
예멘의 분단과 통일, 그리고 계속되는 비극
앞서 언급한 것처럼 예멘은 실크로드 해상 교역의 중심기지로 호화로운 시절을 보냈는데요.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던 예멘은 결국 주변국의 간섭과 지배를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제국주의시대에 북예멘은 오스만제국의 통치를, 남예멘은 영국의 통치를 받다가 각각 1918년과 1967년 독립했는데요. 자본주의 체제의 북예멘과는 달리 소련의 힘을 업어 독립한 남예멘에는 공산주의 정권이 들어서면서 독립과 동시에 분단되는 아픔을 겪어야 했습니다. 국경을 두고 남북 예멘의 대치는 무려 30년 넘게 이어졌습니다.

결국 1990년 냉전 시대의 종말과 함께 남북 합의 하에 통일을 이루었지만, 이후에도 정치적 갈등이 계속되었습니다. 이에 더해 독재 대통령 알리 압둘라 살레의 장기 집권이 계속되면서 빈부격차와 경제적 위기가 심해졌고, 행운의 아라비아라 불리던 예멘은 그렇게 가장 가난한 아랍 국가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국제전으로 번져버린 예멘의 내전

2011년 ‘아랍의 봄’으로 불리는 민주화 물결로 예멘에도 희망이 오는 듯했습니다. 알리 압둘라 살레 정권이 실각하면서 하디 대통령이 취임해 사태 수습에 나섰죠. 그러나 혼란스러운 분위기를 틈타 남부와 북부의 세력 다툼이 재개되었고, 다시금 내전이 고개를 들었습니다.
이슬람 시아파의 무장세력인 후티 반군이 장악한 북부.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 수니파가 진을 친 남부. 그렇게 시작된 예멘 내전에 2015년 사우디아라비아가 개입하면서 상황은 더 심각해졌습니다.
수니파의 지도 국가인 사우디는 후티 반군을 공격했고, 시아파의 종주국인 이란이 배후에서 후티 반군을 지원하면서 내전은 점차 사우디-이란 간의 대리전으로 그 양상이 변모하고 말았습니다. 올해 초 중국의 중재로 사우디-이란은 관계 정상화를 도모했으나 아직까지도 예멘의 내전은 끝나지 않은 상황입니다.

예멘은 내전 발생 전부터 중동의 최빈국에 속했는데요. 내전으로 인한 피해 규모가 커지면서 국가 경제는 더욱 악화되었습니다. 잇단 사업체의 폐업과 사우디 연합의 경제적 제재 등으로 회복의 가능성을 가늠할 수 없게 되었죠. 빈곤과 미비한 인프라, 국가적 혼란으로 예멘 국민들의 삶은 소리 없이 무너져 내리고 있습니다.
심각한 인도적 위기에 처한 예멘
이렇듯 근현대사를 통틀어 오랜 아픔을 겪어온 예멘의 민간인들은 여전히 참혹한 내전의 상처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경제적 위기와 의료 시스템 마비, 영양실조와 전염병 등 심각한 인도적 위기를 겪고 있는 예멘은 현재 국제사회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내전으로 생명을 위협받는 사람들
2014년 말부터 9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내전으로 예멘은 그야말로 쑥대밭이 되어버렸습니다. 유엔은 지난해 말 기준 예멘 내전으로 인한 사망자가 약 37만 7000여 명이라고 밝혔는데요. 추정한 사망 및 장애 아동수는 11,000명에 가까우며, 실제 피해 규모는 이보다 훨씬 웃돌 것으로 예상됩니다.

징집과 질병, 기아 등의 영향으로 2015년 3월부터 2022년 9월까지 확인된 미성년자 사망자 수만 해도 3,774명에 달하며, 현재 약 220만 명의 아이들이 영양실조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긴 내전은 기존에도 열악했던 의료 인프라를 심각하게 파괴했는데요. 현지에서 제 기능을 하는 의료시설은 절반 이하로, 약 1,000만 명의 아이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오염된 물로 인해 뼈가 구부러지는 예멘의 아이들
설상가상으로 예멘은 세계에서 가장 물이 부족한 국가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원래부터도 수원이 부족한 지역이었으나 해묵은 전쟁으로 수도 인프라가 파괴되면서 식수 및 농업용수가 부족해졌는데요.
오염된 물을 마시는 외딴 마을의 주민들은 뼈가 구부러지는 장애를 입는 등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오염된 물을 마신 마을의 아이들은
팔과 다리가 구부러지고 치아가 검게 변했습니다.”
– 예멘의 산악지역 알 달레 지역 주민 Nehaya
물을 얻기 위한 이 지역 주민들의 선택은 두 가지입니다. 먼 마을에서 안전한 물을 가져오기 위해 어마어마한 비용을 지출하거나 불소가 과하게 함유된 위험한 물을 마시는 것.
과도한 불소 섭취는 뼈와 관절을 변형시키는 ‘골격 불소증’을 야기하는데요. 이 예멘 산맥의 물은 안전 범위 10배 이상을 넘어서는 불소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익히 알다시피 설사병 또한 수인성 질환인데요. 오염된 물로 인해 어린이들은 영양실조의 위험에 더 쉽게 처하게 되고, 그 자체로 다른 전염병에도 감염될 위험이 커집니다.
기본적인 의료 서비스조차 받기 힘든 상황에서 안전하고 깨끗한 물은 예멘의 위태로운 생명을 살리기 위한 가장 중요한 과제입니다.
신음하는 예멘을 위한 메데어의 지원 사업
예멘 아이들의 건강하고 안전한 삶을 되찾기 위해서 메데어는 본격적인 지원에 나섰습니다. 수도 인프라도, 보건소도 없는 외딴 마을 알 달레 지역에 새로운 희망을 심기 시작했죠.

험준한 지형을 횡단해 몇 시간씩 예멘의 산골짜기로 달려간 메데어는 안전한 식수를 확보하고 긴급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며 열악한 환경을 개선해 나갔습니다.
지속가능한 식수 제공을 위해 – 태양광 수자원 프로젝트
골격불소증을 비롯한 수인성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안전한 식수 공급망을 개발하는 것이 우선이었습니다. 이에 메데어는 대규모 수자원 프로젝트를 시작했는데요.

6km의 수도 파이프를 건설해 54,000리터의 물을 저장할 수 있는 거대한 석조 물탱크에 연결했고, 태양광 발전소를 구축해 이를 이용한 급수 시스템을 마련했습니다. 이는 인근 주민 3,000명 이상에게 안전한 식수를 제공할 정도의 대규모 프로젝트였습니다.

태양광 발전소를 통한 식수 지원은 친환경 에너지원을 사용하는 동시에 마을에 지속가능한 식수 솔루션을 제공하는 혁신 사업이었는데요. 시스템 구축 이후 불소 중독으로 인한 복통과 구토를 호소하는 주민들이 줄어들어 프로젝트의 긍정적인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 프로젝트의 성공으로 메데어는 5개의 태양광 수자원 프로젝트를 추가로 진행할 수 있게 되었고, 지역 사회의 많은 주민들이 안전하고 깨끗한 물을 마시게 되었습니다.

“저는 교사로서 아이들이
얼마나 고통받는지 보아왔습니다.
메데어의 식수 프로젝트로
위와 신장 질환이 많이 줄어들었다고 들었습니다.
이 지역의 많은 세대가 이로 인해
장기적인 혜택을 받게 될 것입니다.”
– 알 달레 지역의 초등학교 교사 Nada
외딴 마을의 환자들을 위한 이동식 진료소
예멘 남서부의 산악 지역인 알 달레 주민들은 의료 서비스를 받기에도 열악한 상황이었습니다. 지역의 의료 시설은 절반 넘게 운영되지 않았으며, 인력감소와 의약품 부족으로 마을 사람들은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했죠.

메데어는 이러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의료 장비와 의약품, 의료용품을 챙겨 외딴 시골 마을로 찾아갔습니다. 의사와 조산사, 약사로 구성된 의료 봉사팀은 마을 주민이 빌려준 공간 한편에 이동식 진료소를 꾸리고 환자들을 돌보았습니다.
알 달레 지역의 아이들은 대부분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었는데요. 이 지역에서 메데어는 2020년 12월부터 2022년 5월까지 심각한 영양실조로 고통받는 5세 미만 영유아 724명 이상을 치료했습니다.

알 달레 외에도 각 지역의 봉사팀들은 안전한 출산을 위한 관리부터 영유아 예방 접종, 각종 검사와 치료, 건강상담까지 하루 약 60명에서 80명의 환자를 돌보며 마을의 보건 상황을 개선했습니다.

“보건소와 멀리 떨어져 사는
여성과 어린이들에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지역사회 회복을 위한 첫걸음입니다.”
– 메데어의 영양보건 수석 책임자 Ma’aly
“나는 왜 태어났을까?”
누군가는 안전하고 평화로운 곳에 앉아
삶의 이유를 성찰하며 평화롭게 살아납니다.

하지만 예멘의 사람들은
끝없는 총성 소리와 질병으로 인해
더 이상 살아갈 이유를 찾지 못하고
생명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십 년 가까이 전쟁의 공포속에서 살아가고,
전염병과 영양실조로 미래는커녕
내일의 삶도 꿈꿀 수 없는 어린이들과 여성들.

이들은 그저 가족이 아프지 않기를,
내일의 희망이 있기를 바라는
평범한 사람들입니다.

빛이 들지 않는 내전의 어둠 속에서
십 년 가까이 숨죽이며 살고있는 사람들의
손을 잡아주세요.

우리의 돕는 마음이 모여
희망을 일구고 기적을 만듭니다.
여러분의 관심과 마음이 한 사람, 한 가정,
한 마을의 삶을 변화시킵니다.
예멘의 미래를 위해 손을 내밀어 주세요.

[문의]: 메데어 코리아 korea@medair.org
오늘의 이야기는 하루를 시작하는 커피 한 잔의 향기에서 시작됩니다. ‘모카커피‘라는 이름만 들어도 그윽한 향이 코끝을 자극하는 것을 느낄 수 있지 않으신가요?
이 매혹적인 커피의 발상지는 바로 아라비아반도 서남단인 예멘의 작은 항구 ‘모카’인데요. 하지만 이 고요하고 부드러운 커피 향기 뒤에는 예멘 사람들의 깊은 눈물과 아픔이 숨어 있습니다.
달콤하고 향긋한 모카커피의 발상지답게 예멘은 과거 ‘행복한 아라비아’, 아라비아 펠릭스라고 불리며 번영을 누렸던 나라였습니다. 유럽으로 향하는 향료 무역의 중심지였고, 아시아와 아프리카를 잇는 중요한 무역 경로에 위치한 이 나라는 문화와 역사가 풍부한 곳이었죠.
그러나 오늘날 예멘은 긴 내전과 경제적 파탄으로 인해 과거의 영광을 잃고 말았습니다. 유엔 인도지원조정실(OCHA)의 보고에 따르면, 현재 예멘 인구의 거의 60%, 즉 2,160만 명이 인도주의적 지원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숫자가 아닌, 각각의 삶과 이야기가 담긴 비극입니다.
지금부터 여러분과 함께 예멘의 숨겨진 이야기를 풀어내며, 한때 세계를 매료시켰던 예멘의 숨겨진 이야기와 이 땅이 겪고 있는 현실에 대해 깊이 살펴보겠습니다!
행복의 아라비아 – 예멘
예멘 공화국은 아라비아 반도 남서부에 자리 잡은 작고 역사 깊은 나라랍니다. 이곳은 인류의 가장 오래된 거주지 중 하나로 수천 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데요.
수도인 사나의 구시가지인 올드 사나(Old City of Sana’a)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습니다.
예멘의 공용어는 아랍어이며 이슬람교가 99% 이상을 차지합니다. 중동 국가 중 아랍인의 풍습과과 문화가 가장 잘 보존된 곳으로 손꼽히는 국가죠.
예멘(Yemen)의 어원은 대개 두 가지로 전해져 내려오는데요. 첫째는 축복이나 행복을 의미하는 아랍어 ‘yumn’에서 유래됐다는 설이며, 두 번째는 ‘오른쪽’을 의미하는 ‘yamin’에서 유래됐다는 설입니다.
고대 예멘은 아라비아 펠릭스(Arabia Felix), 즉 ‘행운의 아라비아’로 불렸습니다. 아시아와 아프리카, 유럽의 길목에 위치해 가장 중요한 무역지로서 막대한 부를 누렸을 뿐 아니라, 유황과 몰약으로 상당히 번창한 시절을 보냈습니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뉴욕에 이어 예멘 남부의 아덴이 세계 제2의 항구도시로 손꼽힐 만큼 풍요를 누렸는데요. 풍부한 석유 자원과 수에즈운하 개통으로 중동 교역의 요충지로서 크게 번영했었지만 식민 세력으로 인한 남북 갈등과 분단, 경제적 쇠락으로 그 영화는 저물고 말았습니다.
예멘의 분단과 통일, 그리고 계속되는 비극
앞서 언급한 것처럼 예멘은 실크로드 해상 교역의 중심기지로 호화로운 시절을 보냈는데요.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던 예멘은 결국 주변국의 간섭과 지배를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제국주의시대에 북예멘은 오스만제국의 통치를, 남예멘은 영국의 통치를 받다가 각각 1918년과 1967년 독립했는데요. 자본주의 체제의 북예멘과는 달리 소련의 힘을 업어 독립한 남예멘에는 공산주의 정권이 들어서면서 독립과 동시에 분단되는 아픔을 겪어야 했습니다. 국경을 두고 남북 예멘의 대치는 무려 30년 넘게 이어졌습니다.
결국 1990년 냉전 시대의 종말과 함께 남북 합의 하에 통일을 이루었지만, 이후에도 정치적 갈등이 계속되었습니다. 이에 더해 독재 대통령 알리 압둘라 살레의 장기 집권이 계속되면서 빈부격차와 경제적 위기가 심해졌고, 행운의 아라비아라 불리던 예멘은 그렇게 가장 가난한 아랍 국가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국제전으로 번져버린 예멘의 내전
2011년 ‘아랍의 봄’으로 불리는 민주화 물결로 예멘에도 희망이 오는 듯했습니다. 알리 압둘라 살레 정권이 실각하면서 하디 대통령이 취임해 사태 수습에 나섰죠. 그러나 혼란스러운 분위기를 틈타 남부와 북부의 세력 다툼이 재개되었고, 다시금 내전이 고개를 들었습니다.
이슬람 시아파의 무장세력인 후티 반군이 장악한 북부.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 수니파가 진을 친 남부. 그렇게 시작된 예멘 내전에 2015년 사우디아라비아가 개입하면서 상황은 더 심각해졌습니다.
수니파의 지도 국가인 사우디는 후티 반군을 공격했고, 시아파의 종주국인 이란이 배후에서 후티 반군을 지원하면서 내전은 점차 사우디-이란 간의 대리전으로 그 양상이 변모하고 말았습니다. 올해 초 중국의 중재로 사우디-이란은 관계 정상화를 도모했으나 아직까지도 예멘의 내전은 끝나지 않은 상황입니다.
예멘은 내전 발생 전부터 중동의 최빈국에 속했는데요. 내전으로 인한 피해 규모가 커지면서 국가 경제는 더욱 악화되었습니다. 잇단 사업체의 폐업과 사우디 연합의 경제적 제재 등으로 회복의 가능성을 가늠할 수 없게 되었죠. 빈곤과 미비한 인프라, 국가적 혼란으로 예멘 국민들의 삶은 소리 없이 무너져 내리고 있습니다.
심각한 인도적 위기에 처한 예멘
이렇듯 근현대사를 통틀어 오랜 아픔을 겪어온 예멘의 민간인들은 여전히 참혹한 내전의 상처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경제적 위기와 의료 시스템 마비, 영양실조와 전염병 등 심각한 인도적 위기를 겪고 있는 예멘은 현재 국제사회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내전으로 생명을 위협받는 사람들
2014년 말부터 9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내전으로 예멘은 그야말로 쑥대밭이 되어버렸습니다. 유엔은 지난해 말 기준 예멘 내전으로 인한 사망자가 약 37만 7000여 명이라고 밝혔는데요. 추정한 사망 및 장애 아동수는 11,000명에 가까우며, 실제 피해 규모는 이보다 훨씬 웃돌 것으로 예상됩니다.
징집과 질병, 기아 등의 영향으로 2015년 3월부터 2022년 9월까지 확인된 미성년자 사망자 수만 해도 3,774명에 달하며, 현재 약 220만 명의 아이들이 영양실조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긴 내전은 기존에도 열악했던 의료 인프라를 심각하게 파괴했는데요. 현지에서 제 기능을 하는 의료시설은 절반 이하로, 약 1,000만 명의 아이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오염된 물로 인해 뼈가 구부러지는 예멘의 아이들
설상가상으로 예멘은 세계에서 가장 물이 부족한 국가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원래부터도 수원이 부족한 지역이었으나 해묵은 전쟁으로 수도 인프라가 파괴되면서 식수 및 농업용수가 부족해졌는데요.
오염된 물을 마시는 외딴 마을의 주민들은 뼈가 구부러지는 장애를 입는 등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오염된 물을 마신 마을의 아이들은
팔과 다리가 구부러지고 치아가 검게 변했습니다.”
– 예멘의 산악지역 알 달레 지역 주민 Nehaya
물을 얻기 위한 이 지역 주민들의 선택은 두 가지입니다. 먼 마을에서 안전한 물을 가져오기 위해 어마어마한 비용을 지출하거나 불소가 과하게 함유된 위험한 물을 마시는 것.
과도한 불소 섭취는 뼈와 관절을 변형시키는 ‘골격 불소증’을 야기하는데요. 이 예멘 산맥의 물은 안전 범위 10배 이상을 넘어서는 불소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익히 알다시피 설사병 또한 수인성 질환인데요. 오염된 물로 인해 어린이들은 영양실조의 위험에 더 쉽게 처하게 되고, 그 자체로 다른 전염병에도 감염될 위험이 커집니다.
기본적인 의료 서비스조차 받기 힘든 상황에서 안전하고 깨끗한 물은 예멘의 위태로운 생명을 살리기 위한 가장 중요한 과제입니다.
신음하는 예멘을 위한 메데어의 지원 사업
예멘 아이들의 건강하고 안전한 삶을 되찾기 위해서 메데어는 본격적인 지원에 나섰습니다. 수도 인프라도, 보건소도 없는 외딴 마을 알 달레 지역에 새로운 희망을 심기 시작했죠.
험준한 지형을 횡단해 몇 시간씩 예멘의 산골짜기로 달려간 메데어는 안전한 식수를 확보하고 긴급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며 열악한 환경을 개선해 나갔습니다.
지속가능한 식수 제공을 위해 – 태양광 수자원 프로젝트
골격불소증을 비롯한 수인성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안전한 식수 공급망을 개발하는 것이 우선이었습니다. 이에 메데어는 대규모 수자원 프로젝트를 시작했는데요.
6km의 수도 파이프를 건설해 54,000리터의 물을 저장할 수 있는 거대한 석조 물탱크에 연결했고, 태양광 발전소를 구축해 이를 이용한 급수 시스템을 마련했습니다. 이는 인근 주민 3,000명 이상에게 안전한 식수를 제공할 정도의 대규모 프로젝트였습니다.
태양광 발전소를 통한 식수 지원은 친환경 에너지원을 사용하는 동시에 마을에 지속가능한 식수 솔루션을 제공하는 혁신 사업이었는데요. 시스템 구축 이후 불소 중독으로 인한 복통과 구토를 호소하는 주민들이 줄어들어 프로젝트의 긍정적인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 프로젝트의 성공으로 메데어는 5개의 태양광 수자원 프로젝트를 추가로 진행할 수 있게 되었고, 지역 사회의 많은 주민들이 안전하고 깨끗한 물을 마시게 되었습니다.
“저는 교사로서 아이들이
얼마나 고통받는지 보아왔습니다.
메데어의 식수 프로젝트로
위와 신장 질환이 많이 줄어들었다고 들었습니다.
이 지역의 많은 세대가 이로 인해
장기적인 혜택을 받게 될 것입니다.”
– 알 달레 지역의 초등학교 교사 Nada
외딴 마을의 환자들을 위한 이동식 진료소
예멘 남서부의 산악 지역인 알 달레 주민들은 의료 서비스를 받기에도 열악한 상황이었습니다. 지역의 의료 시설은 절반 넘게 운영되지 않았으며, 인력감소와 의약품 부족으로 마을 사람들은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했죠.
메데어는 이러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의료 장비와 의약품, 의료용품을 챙겨 외딴 시골 마을로 찾아갔습니다. 의사와 조산사, 약사로 구성된 의료 봉사팀은 마을 주민이 빌려준 공간 한편에 이동식 진료소를 꾸리고 환자들을 돌보았습니다.
알 달레 지역의 아이들은 대부분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었는데요. 이 지역에서 메데어는 2020년 12월부터 2022년 5월까지 심각한 영양실조로 고통받는 5세 미만 영유아 724명 이상을 치료했습니다.
알 달레 외에도 각 지역의 봉사팀들은 안전한 출산을 위한 관리부터 영유아 예방 접종, 각종 검사와 치료, 건강상담까지 하루 약 60명에서 80명의 환자를 돌보며 마을의 보건 상황을 개선했습니다.
“보건소와 멀리 떨어져 사는
여성과 어린이들에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지역사회 회복을 위한 첫걸음입니다.”
– 메데어의 영양보건 수석 책임자 Ma’aly
“나는 왜 태어났을까?”
누군가는 안전하고 평화로운 곳에 앉아
삶의 이유를 성찰하며 평화롭게 살아납니다.
하지만 예멘의 사람들은
끝없는 총성 소리와 질병으로 인해
더 이상 살아갈 이유를 찾지 못하고
생명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십 년 가까이 전쟁의 공포속에서 살아가고,
전염병과 영양실조로 미래는커녕
내일의 삶도 꿈꿀 수 없는 어린이들과 여성들.
이들은 그저 가족이 아프지 않기를,
내일의 희망이 있기를 바라는
평범한 사람들입니다.
빛이 들지 않는 내전의 어둠 속에서
십 년 가까이 숨죽이며 살고있는 사람들의
손을 잡아주세요.
우리의 돕는 마음이 모여
희망을 일구고 기적을 만듭니다.
여러분의 관심과 마음이 한 사람, 한 가정,
한 마을의 삶을 변화시킵니다.
예멘의 미래를 위해 손을 내밀어 주세요.
[문의]: 메데어 코리아 korea@medair.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