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이야기]백남선 박사 | 전쟁, 지진, 전염병의 현장을 지키는 소아과 의사

2023-02-23
조회수 162
20년 이상 모잠비크 콜레라 퇴치, 니제르 뇌수막염 백신 도입 등 아프리카, 중동, 중미, 아시아 15여개국 분쟁과 자연재해 현장에서 어떻게 하면 고통받는 어린이들을 살릴 수 있을지 고민했고, 그 해답을 실천한 의사 이야기.


“서울대학교 의대 졸업,
삼성서울병원 소아과 전문의,
WHO(세계보건기구) 코로나 컨설턴트,
IVI(국제백신연구소) 연구원,
국제기구 재난 보건 전문가…”


이것들은 모두 백남선 박사를 설명하는 멋진 프로필이지만, 그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직함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전 세계 아이들의 의사 선생님”일 것입니다.


삼성서울병원 재직 당시



#1. 세계를 품고, 소아청소년과를 택하다


백남선 박사의 꿈은 서울대학교 의과 대학 시절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의대 시절, 제3세계 어린이들을 위해 일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소아청소년과를 택하여 수련했어요. 이후 삼성서울병원에서 근무하다 40세가 되는 해 마음에 품었던 꿈을 이루기 위해 병원을 그만두고, 구호 현장으로 나갔습니다.”


20년 전, 가장 첫 현장이었던 키르기스스탄에 클리닉을 열어 사람들을 치료하는 백남선 박사



#2. 전쟁, 자연재해, 전염병의 현장에서 20년


2001년, 키르기스스탄을 시작으로 그는 20년 이상 모잠비크 콜레라 퇴치, 니제르 뇌수막염 백신 도입 등 아프리카, 중동, 중미, 아시아 15여개국 분쟁과 자연재해 현장에서 어떻게 하면 고통 받는 어린이들을 살릴 수 있을지 고민했고, 그 해답을 실천했습니다.


콜레라가 창궐한 모잠비크 현지 조사 당시 사진



#3. 한국 vs. 구호현장의 소아과


“한국 소아과에는 열이 나거나 감기에 걸려서 오는 아이들이 많죠. 병원 문턱이 그만큼 낮다는 걸 보여줘요. 구호 현장의 아이들이 병원을 찾을 때는 생사가 달려있는 경우가 많아요. 놀라운 건 이 아이들의 생명을 앗아가는 원인이 그렇게 크지 않다는 겁니다.”

한국 대학병원에서 제가 간이식이나 내시경 수술 등을 하면서 아이들을 살렸다면, 구호 현장에서는 영양실조, 폐렴, 설사처럼 비교적 단순한 원인을 해결하는 것 만으로 아이들이 살아나요.”




#4. 가장 적은 비용으로 생명을 살리는 ‘이것’


“그리고 이 문제들을 가장 적은 비용으로 해결하는 방법 중 하나가 백신입니다. 현장에서 저는 현지 의료 인력이 백신을 접종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접종률을 모니터링합니다.”


진천 병원에서 코로나19 진료 및 연구를 하던 모습


백신으로 더 많은 어린이들을 살리기 위해 백남선 박사는 국제백신연구소에서 백신을 연구하기도 했습니다.

“한국에 있는 국제백신연구소에서 DPT, 홍역, 콜레라 백신을 개발해서 제약회사에 모든 기술을 무상으로 제공했어요. 대신 가난한 나라에서도 이 백신을 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백신의 가격을 1달러로 해달라는 조건을 걸었어요. 이렇게 하지 않으면, 제약회사에서는 돈이 안되는 개발도상국형 질병을 위한 백신을 개발하지도 생산하지도 않으니까요.”


5세 미만 아이들에게 홍역 백신 접종과 비타민 A 주사를 제공하고 있는 메데어


#4. 폭탄이 터지던 날


지진이나 홍수와 같은 자연재해 지역이나 분쟁 중인 국가에서 일해왔기에, 백남선 박사에게도 당연히 위험한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소말리아에 체류하며 구호 사업을 하던 중, 현장에 폭탄이 터지고 반군들이 총을 쏘는 긴박한 상황이 발생했어요. 당시 긴급구호 NGO 메데어 소속으로 일하고 있었는데, 메데어의 안전 프로토콜에 따라 방탄방에 대피하고 그 안에 있는 SOS 전화기로 도움을 요청해 위험을 피했던 날이 있었죠.”


#5. 몸무게를 유지하는 이유


이런 위험한 순간이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기에, 백남선 박사는 소식과 운동을 생활화합니다. 가장 어려운 곳으로 한 걸음 더 들어가는 메데어의 특성 상, 현장에서 짐이 되지 않고 위험한 순간에는 언제든 대피할 수 있도록 체력을 키우고 몸을 날렵하게 유지한다는 그.



인터뷰 당일에도 백남선 박사는 가벼운 배낭, 낡은 운동화, 그리고 청바지 차림으로 일을 하고 계셨습니다.


 


#5. 의사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


하지만 개인이 아무리 몸을 잘 관리하고 역량이 뛰어나다고 해도, 전문 구호 전문기관의 안전 프로토콜이나 방탄방과 같은 장치가 없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백남선 박사는 구호사업이 따뜻한 마음만을 가지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구호사업은 현장과 재난에 대한 데이터 수집과 과학적인 분석 그리고 이에 따른 대응방안을 기초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러한 것에 근거하지 않은 방법은 오히려 상황을 많이 어렵게 할 수도 있습니다.

재난 지역에서 생명을 살리기 위해서는 전문 구호 단체와의 협업을 통해 신속한 건강 평가, 깨끗한 식수와 위생 공급, 영양, 예방 접종 캠페인 등이 함께 이루어져야만 합니다.”


현재 메데어코리아의 고문으로 현장의 경험과 현직 연구 데이터를 공유하는 일을 맡고 있는 백남선 박사



#6. 같은 길을 뒤따르는 청년들에게


인터뷰를 마치며, 박사님처럼 전 세계의 문제를 가슴에 품고, 유엔 및 국제기구에서 일하고 싶은 청년들을 위한 조언을 구했습니다.

“현실적인 조언을 드리자면, 먼저 자신의 분야에서 전문가적 자질을 쌓아야 하고, 그 다음은 그 능력을 검증 받을 수 있는 무대로 들어가야합니다. 메데어와 같은 국제 NGO가 그 무대가 될 수 있겠죠.

유엔을 비롯해 청년들이 꿈꾸는 다양한 기구들도 결국에는 검증된 사람을 뽑습니다. 제가 메데어 소속으로 긴급구호 현장에 나가면, 유엔 직원을 비롯해 국제기구에서 일하는 많은 사람들과 협업하게 됩니다. 함께 일하면서 능력을 인정받고,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채용 정보도 서로 공유하며 실력 있는 서로를 추천할 수도 있는 거죠. 안타깝게도, 한국인들은 능력은 많지만, 그 능력을 검증 받을 기회가 적은 것 같아요. 제가 메데어와 같은 NGO나 WHO 등에서 일하면서 국제기구 회의에 참석해보면, 한국 사람이 많이 없습니다.




#7. 두드리는 자에게 문은 열릴 것


저도 처음에 국제기구에서 일하기 위해 50개가 넘는 이력서를 썼습니다. 그 중에 연락이 온 것은 몇 군데 되지 않아요.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포기하지 말고 낙심하지 말고, 계속해서 문을 두드리라고 응원하고 싶습니다.

한국인들은 저개발 국가에서 선진국으로 발전한 특별한 경험과 근면함 그리고 퀄리티에 대한 높은 기준을 가지고 있기에, 국제무대에서 큰 공헌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계속해서 두드리는 자에게 문은 열릴 것입니다.”




글. 배고은


[문의]: 메데어 코리아 korea@medai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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